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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싫은 사람, 마스다 미리의 수짱 완전 공감 이야기

마스다 미리의 은 베스트셀러 수짱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수짱은 서른여섯 살이 되었고 카페 점장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점장이 되면 더 나을 줄 알았는데 마음 쓰이는 곳은 더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싫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한 사람씩은 있는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 딱히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나에게 싫은 짓을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는 나에게 왠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이 되고 마는 그런 사람 말이에요. 이 책을 읽으며 완전 내 이야기가 아닌가하고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마스다 미리 이야기의 매력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겪고 있을 불편함과 마음고생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기분. 그럼 수짱은 아무래도 싫은 사람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실까요? #아..

그래픽 노블 2021.03.29

가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의 미스터리, 아오사키 유고 일본 추리소설 단편집

는 일본의 젊은 추리소설 작가 아오사키 유고의 추리소설 단편집이다. 헤이세이 엘러리 퀸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작가의 책 중 한국에 번역된 것은 , , 그리고 로 모두 고등학생인 우라조메 덴마가 탐정 역으로 활약하는 이야기이다. 작품 소개와 줄거리 탐정역인 우라조메 덴마는 전형적인 사교성이 없는 천재 캐릭터로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집을 나와 학교 부실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는 비행청소년이다. 물론 탐정 역답게 시험은 시간이 남게 풀어서 전과목 만점을 받는 두뇌 파이며 애니 덕질에 빠진 중증 오타쿠이기도 하다. 메인 화자이자 조수 역으로 볼 수 있는 하카마다 유노는 문학소녀같은 분위기의 탁구부원으로 탁구 부장 사가와 나오를 동경-연모한다. 위로는 형사 일을 하는 오빠가 있는데 경찰과 자주 엮이는 우라조메와 ..

추리 SF판타지 2021.03.25

체호프 단편선, 관리의 죽음 등 주옥같은 안톤 체호프 단편 10선 모음

민음사가 발간한 (2002)은 발간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안톤 체호프의 단편 소설 중에서 역자 박현섭이 나름의 기준으로 선정한 10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1860-1904)는 에드가 앨런 포, 모파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단편작가로 불리고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안톤 체호프 인생사 체호프의 아주 힘든 유년시절을 보낸 것으로 짐작됩니다. 할아버지는 농노였지만 돈으로 자유시민이 되었고, 체호프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는 식료품 가게를 도왔다고 왔니다. 안톤 체호프가 문인이 된 것도 자발적이라기보다는 먹고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시작되었다고 해요.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체호프는 1880년부터 학비와 가족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문학 소설 2021.03.23

정세랑 장편소설 시선으로부터, 근대사의 매력적인 캐릭터 심시선

정세랑의 는 그간 읽었던 정세랑의 소설들과는 결이 조금 달랐다.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를 읽고 그녀의 소설에 빠져들었고 을 읽으면서 열렬한 독자가 되었다. 장편소설 는 심시선이라는 할머니와 그 딸들, 손녀들의 이야기이다. 심시선에게는 물론 아들과 손자가 있고 사위가 있으나 그들은 어디까지나 곁가지로 다룬다. 소설가 정세랑은 모계사회를 많이 그리워했던 모양이다. 첫 장에 심시선 가계도가 그려져 있는데, 등장인물만 해도 17명이다. 가계도에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까지 치면 족히 스무 명은 넘을 것 같다. 한 권의 소설에 담기에는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를 읽어 나갈수록 '귀엽고 웃기는 소재를 충분히 귀엽고 웃기게 쓰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넓고 깊은 성찰을 푹푹 찔러넣는 정세랑 ..

문학 소설 2021.03.01

안톤 체호프 단편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새로운 사랑이 가능할까

세계 3대 단편 소설가로 꼽히는 안톤 체호프의 (문학동네, 2016)은 어느 시대에나 일어날 수 있는 연애 심리를 잘 담은 대표적인 단편 소설입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이 소설에 대해 지금까지 쓰인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이라고 극찬을 했을 정도로 읽는 묘미가 짜릿합니다. 문학동네가 펴낸 에는 하비에르 사발라의 그림이 삽화로 쓰였는데, 상징적이고 전위적인 여성의 그림들이라 사람들이 볼 때는 책을 살짝 덮어가며 읽어야 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드미트리 드미트리치 구로프가 러시아 크림반도에 있는 휴양도시 얄타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을 만나 연애감정을 느끼고 헤어지 지고 나서도 서로를 잊지 못해 다시 만나 미래를 약속하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예요.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우리에게 눈부신 자유를..

문학 소설 2021.02.28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에세이, 나도 모르게 생각한 생각들

요시타케 신스케의 (2020)은 저자가 일상 속에서 그냥 무심코 떠오른 생각들을 알뜰히 모은 그림 에세이집입니다. 저자는 스케줄 노트를 늘 가지고 다니며 거기에 있었던 일, 없었던 일을 그려두는 습관이 있다고 해요. 그걸 묶은 게 이 그림 에세이집입니다. 요시타케의 신스케의 글감을 보면 죄다 즉흥적이고 종잡을 수 없는 내용들이에요. 마트에서 '자유롭게 사용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은 상사를 보고 우리 인생도 신으로부터 그 몸을 자유롭게 쓰거라, 라는 말씀을 듣고 이 세상에 태아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이마에 척 붙이면 기름종이처럼 걱정거리를 흡수하는 종이를 누가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침 7시에 일어났는데 시계에 양말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이야기, 라면집에서 사탕을 받은 아이의 행복한 얼..

그래픽 노블 2021.02.25

소설집 격리된 아이, 코로나가 삼켜버린 일상 속 아이들 이야기

도서출판 우리학교가 펴낸 는 코로나 바이러스 삼켜버린 일상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 편의 이야기를 묶은 청소년 소설집입니다. 주인공은 모두 고등학생입니다. 정명섭의 "격리된 아이"는 자가 격리를 하는 고등학생의 심리를 담았고, 김소연의 "거짓말"은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역학조사로 인하여 드러나는 당혹감을, 윤혜숙의 "마스크 한 장"은 마스크 한 장을 사긴 위해 지난한 하루를 보내는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입니다. #격리된 아이 엄마와 함께 미국에서 살던 도환은 코로나19를 피해 홀로 귀국길에 오릅니다. 도한은 아빠에게 연락하고 싶었지만 이혼한 아빠에게는 연락하지 말라는 엄마의 당부로 격리시설을 거쳐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 홀로 2주간 격리됩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그간 메스콤에서 보아왔던 해외 입국자의..

문학 소설 2021.02.24

코로나 빅뱅 뒤바뀐 미래, 코로나 시대 달라진 경제와 투자법

한국경제신문 코로나 특별취재팀이 엮은 는 2020년 5월 출간된 책입니다. 경제 신문사답게 코로나 19 상황을 발 빠르게 특별 취재하여 책을 출판했네요. 한국에서 코로나19의 변곡점은 2020년 2월 18일이었죠. 그날 신천지 교회에 다니는 31번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후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며 코로나19는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와 경제에도 심대한 변화를 불어 일으켰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쇼핑 급증, 직장 셧다운과 재택근무, 개학 연기와 온라인 수업, 여행의 급감과 집콕 시대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삶과 경제를 집중 취재하기 위한 특별 취재팀을 작년 3월에 구성하여 한 달간 취재 기간을 거쳐 기획 시리즈를 내보냈고 이..

책 읽는 밤 2021.02.22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사시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장류진의 (2019)은 청춘남녀의 삶과 연애 등 20-30대의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8편의 소설을 묶은 소설집입니다. 표제작인 '일의 기쁨과 슬픔'은 21회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은 작품으로 장류진의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창비가 홈페이지에서 '일의 기쁜과 슬픔'을 무료 공개하자 4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흔치 않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김안나는 판교의 테크노벨리의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에 다니는 막내둥이인데요. IT 회사에 다니지 않았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아주 디테일한 세부묘사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소설입니다. 장류진은 소설 속 김안나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판교에서 작은 한 IT 회사에서 7년을 일하다 퇴사하고는 '일의 기쁨과 슬픔'을 썼다고 해요. 그리고 다시 회사에 들어갔는..

문학 소설 2021.01.13

[안녕, 드래곤] 미씽아카이브의 용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

우리나라만큼 '용'을 좋아하는 나라도 없지 싶다. 아마도 이름에 '용'자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용숙, 용자, 용덕, 덕용, 희용, 수용, 등등... 물론, '용'을 소재로 한 소설도 아주 많은 것 같다.이번 주말에는 미씽 아카이브에서 펴낸 '용'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 (2019)을 읽었다. 미씽아카이브는 판타지, SF,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출판하는 개인 브랜드이다.은 미씽 아카이브가 첫 번째로 기획한 '용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판한 책으로 12명 작가의 '용'에 대한 이야기들이 과 함께 6편씩 실려 있다.이 판타지 소설은 일반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창작자들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에 참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 크라우드..

추리 SF판타지 2020.05.17

[애꾸눈 소녀] 마야 유타카의 일본 추리소설 추천

일본은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추리 소설 분야도 강국인 것 같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이번 연휴 때 읽은 마야 유타카의 추리소설 (2012)다. 는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에도 오른 소위 일본의 신본격 2세대 작가라는 마야 유타카가 소녀 명탐정의 탄생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 내가 '애꾸눈 소녀'를 만난 것은 순전히 일본 추리소설 열혈 애독자 X 덕분이다. 이 소설을 읽은 X가 아주 '자극적'이라고 흥분해서 추켜 세웠다. 내가 "좀 유치한 구석이 너무 많은데"라고 반론을 제기하자 그는 아직 '추리 소설을 감상할 줄 아는 식견'이 없어 그렇다고 면박을 줬다. 그 말이 맞기는 맞다. 아직 나는 일본 추리소설을 평할만큼 그렇게 많이 접하지는 못..

추리 SF판타지 2020.05.03

[일본 소설 추천]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의 인간조건에 대하여

무라타 사야카의 중편 소설 은 인간에 대하여, 세상에 대하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의 조건에 맞는 삶일까? 소설 을 읽어보면 우리 모두 편의점 점원이라는 동물이 아닐까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이 세상은 어떤 이에게 천국과도 같고, 어떤 이에게는 지옥과도 같으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작가 무라타 사야카 소개 1979년생인 작가는 다마가와 대학 시절 때부터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으며, 졸업 후에도 18년째 편의점 알바를 하며 소설을 쓴다고 한다. 무라타 사야카는 (2003)로 제46회 군조신인문학상을, (2009)로 제31회 노마문예신인상을, 그리고 (2016)으로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지금까지 이 3대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는 사야카를 포함해 단 세 ..

문학 소설 2020.05.01

[무기여 잘 있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서로 다른 결말들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1899-1961)는 전쟁과 모험을 탐닉한 소설가였다. 그의 소설 (1940)와 (1929)는 스페인 내전과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의 경험의 산물이다.헤밍웨이는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는데, 유감스럽게도 그는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두 차례의 비행기 사고로 중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헤밍웨이의 이러한 기질은 낚시와 사냥, 권투를 즐긴 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듯하다. 그의 어머니는 원래 성악가였는데, 그녀는 헤밍웨이를 여장시키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예쁜 여자애 옷을 입고 돌사진을 찍었다. 그런 엄마를 헤밍웨이는 평생 증오했다.훼밍웨이는 사고 후유증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1961년 엽총으로 자살했다. 그의 나이 62세였다. 그의 아버..

문학 소설 2020.04.30

[창조하는 뇌] 창의적일 때, 뇌 속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데이비드 이글먼의 알차고 재미있는 뇌과학 입문서 을 읽고, 그가 예술가 앤서니 브란트와 공저한 (2019)을 연달아 읽었다. 는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여 창조성을 발휘하는지 탐구한 교양서적이다.창의적인 일을 할 때 우리의 머릿속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기발한 아이디어는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여 우리 앞에 툭 던져주는 것일까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답을 묶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에서 데이비드 이글먼이 밝혔듯이 우리 뇌는 생존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걷기나 말하기, 자전거 타기 등은 절차적 기억으로 하드웨어에 저장하여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한다.그렇게 해서 남은 에너지들은 새롭고 낯선 일들에 동원된다. 즉 우리 뇌는 익숙한 일에는 신경을 덜 쓰고, 새롭고 낯선 일에는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는 것이다.아..

책 읽는 밤 2020.04.24

[자기 계발]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장원청

봄비가 내리고 있다. 비 오는 주말, 심리학이라는 타이틀을 단 두 권의 책을 읽었다. 공교롭게도 두 권 다 중국인이 쓴 책이었다. 한 권은 어제 포스팅한 이고, 한 권은 장원청의 이다. 각각 올해 2월과 3월, 우리나라에 번역 출판됐다.가슴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마음의 텃밭에 오늘처럼 비가 내릴 때, 심리학 관련 책을 찾는 것 같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는 내가 찾던 책이 아니었다. 심리학 비전공자가 쓴 처세술에 관한 책이었으니 실망이 컸다.도 마찬가지였다. 심리학과 처세술을 짬뽕시킨 책이었다. 책의 많은 부분이 처세술 관련 책에서 인용한 내용들로 뒤덮여 있었는데, 원 저작자들에게 허락을 받고나 전재한 것인지도 의문이 들었다. 특히 데일 카네기의 의 일화들은 무더기로 인용돼 있었다.이 책은 무려 75가지..

책 읽는 밤 2020.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