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SF판타지 20

명상 살인 2, 3 줄거리, 변호사의 명상법, 포복절도 추리소설 추천

밤이 낮보다 긴 겨울에 읽으면 딱 좋은 추리소설로 명상 살인 시리즈를 추천한다. 작가는 독일의 변호사이자 방송작가로 일하는 카르스텐 두세이다. 명상 살인은 그의 데뷔작인데, 그는 이 소설로 홈런을 쳤다. 밤을 새우가며 명상 살인 2, 3권까지 단숨에 읽었다. 첫 페이지를 넘겼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그런 소설이다. 엄청 재미있다. 1~3권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물론 1권이다. 명상 살인 1권, 죽어야 사는 변호사 줄거리와 결말 주인공은 형법 전문 변호사 비요른 디멜이다. 비요른의 주 고객은 드라간 세르고 비츠이다. 드라간은 불법으로 무기 거래를 하고 매춘을 일삼는 조폭 기업이다. 비요른은 드라간을 검찰에서 보호해주고 합법적인 기업으로 포장해주는 대가로 큰돈을 벌어..

추리 SF판타지 2022.12.11

정보라 저주토끼 줄거리,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 후보작

정보라 저주토끼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 지명작 한국 SF/판타지의 펄떡이는 심장 정보라의 4년 만의 신작 소설집 정보라의 저주토끼(2017)가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 최종 후보 지명작에 선정되었다는 즐거운 소식이 있었습니다. 1969년부터 시상해 온 부커상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자, 노벨상과 콩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연방 작가들이 영어로 쓴 소설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여 매년 수여해 온 상인 데요. 2005년부터는 영연방 지역 외에 작가가 쓴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내셔널 부문이 신설됐고, 2016년 작가 한강이 로 아시아 최초이자 최연소로 맨부커(2019년까지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소설가 정보라 프로필 연세대 인문학..

추리 SF판타지 2022.04.15

용서받지 못한 밤 줄거리와 결말 스포, 미치오 슈스케 최신 추리소설

미치오 슈스케의 최신 장편 추리소설 용서받지 못한 밤 한 여자를 모욕한 네 남자를 향한 30여 년에 걸친 복수 용서받지 못한 밤은 다산북스가 2022년 3월 17일 번역 출간한 미치오 슈스케의 최신작입니다. 베스트셀러 을 쓴 미치오 슈스케는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이번 최신작은 가족을 위해 복수하고 비밀을 지켜나간 부녀와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추리소설입니다. 이 책의 카피, '딸 유미가 네 살 때 아내를 죽였다는 것'은 사실도 아닐뿐더러 어그로를 끓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 문구입니다. 이 도발적인 문구는 처음부터 독자를 이 장편 소설의 분위기를 오독하게 만드는데 일조합니다. 이 소설의 원제는 '뇌신 雷神'입니다. 번개의 신. 화자인 유키히토..

추리 SF판타지 2022.03.31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SF 소설집

낯선 세계를 떠도는 우주 저편 매혹적인 이야기들 방금 떠나온 세계는 김초엽의 두 번째 소설집으로 우주 저편의 경이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SF소설집이다. 올 해에만 김초엽은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다. (1월), (8월), (10월), (11월), (12월) 김초엽 소설을 읽으면 아주 미세한 사랑의 온기가 느껴진다. 입자 같은 것, 파동 같은 같이 나를 감싼다. 김초엽에게는 우주 공간 어디에도 속박되지 않은 외로운 떠돌이 행성이 늘 있다. 작가의 말에서 김초엽은 말한다. 여기서 손을 흔들 때 저쪽에서 안녕, 인사가 되돌아오는 몇 안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작가가 구축한 그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고독하고 우울한 순간, 방금 떠나온 세계에서 보내는 신호에 운좋게도 접촉할 수 있다면, ..

추리 SF판타지 2022.02.08

가제가오카 50엔 동전 축제의 미스터리, 아오사키 유고 일본 추리소설 단편집

는 일본의 젊은 추리소설 작가 아오사키 유고의 추리소설 단편집이다. 헤이세이 엘러리 퀸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작가의 책 중 한국에 번역된 것은 , , 그리고 로 모두 고등학생인 우라조메 덴마가 탐정 역으로 활약하는 이야기이다. 작품 소개와 줄거리 탐정역인 우라조메 덴마는 전형적인 사교성이 없는 천재 캐릭터로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집을 나와 학교 부실에서 잠자리를 해결하고 있는 비행청소년이다. 물론 탐정 역답게 시험은 시간이 남게 풀어서 전과목 만점을 받는 두뇌 파이며 애니 덕질에 빠진 중증 오타쿠이기도 하다. 메인 화자이자 조수 역으로 볼 수 있는 하카마다 유노는 문학소녀같은 분위기의 탁구부원으로 탁구 부장 사가와 나오를 동경-연모한다. 위로는 형사 일을 하는 오빠가 있는데 경찰과 자주 엮이는 우라조메와 ..

추리 SF판타지 2021.03.25

[안녕, 드래곤] 미씽아카이브의 용에 대한 모든 이야기들

우리나라만큼 '용'을 좋아하는 나라도 없지 싶다. 아마도 이름에 '용'자를 이렇게 많이 쓰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용숙, 용자, 용덕, 덕용, 희용, 수용, 등등... 물론, '용'을 소재로 한 소설도 아주 많은 것 같다.이번 주말에는 미씽 아카이브에서 펴낸 '용'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 (2019)을 읽었다. 미씽아카이브는 판타지, SF,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출판하는 개인 브랜드이다.은 미씽 아카이브가 첫 번째로 기획한 '용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출판한 책으로 12명 작가의 '용'에 대한 이야기들이 과 함께 6편씩 실려 있다.이 판타지 소설은 일반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창작자들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에 참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 크라우드..

추리 SF판타지 2020.05.17

[애꾸눈 소녀] 마야 유타카의 일본 추리소설 추천

일본은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추리 소설 분야도 강국인 것 같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이번 연휴 때 읽은 마야 유타카의 추리소설 (2012)다. 는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과 본격 미스터리 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에도 오른 소위 일본의 신본격 2세대 작가라는 마야 유타카가 소녀 명탐정의 탄생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 내가 '애꾸눈 소녀'를 만난 것은 순전히 일본 추리소설 열혈 애독자 X 덕분이다. 이 소설을 읽은 X가 아주 '자극적'이라고 흥분해서 추켜 세웠다. 내가 "좀 유치한 구석이 너무 많은데"라고 반론을 제기하자 그는 아직 '추리 소설을 감상할 줄 아는 식견'이 없어 그렇다고 면박을 줬다. 그 말이 맞기는 맞다. 아직 나는 일본 추리소설을 평할만큼 그렇게 많이 접하지는 못..

추리 SF판타지 2020.05.03

김선영의 '특별한 배달' 시간 여행 소설

김선영은 시간에 관심이 많은 작가다. 에 이은 은 일종의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외피는 SF를 입었지만, 줄거리를 보자면 청소년 소설이다. 고1 태봉과 슬아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태봉은 아빠의 실직으로 엄마가 떠나가고 퀵배달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슬아는 입양아로 모의고사 전국 1등(왜 소설에는 꼭 이런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할까?)을 할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언제가 파양될 수도 있다는 불안으로 기면증까지 앓고 있다. 어느 날 도로에 거짓말같이 구멍이 뻥 뚫리고 거기에 오토바이 배달원이 빠져 실종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그 구멍은 직각으로 뚤려 깊이가 한 이십 미터쯤 된다고 했다. 슬아는 그 구멍이 웜홀일 거라고 생각하며 태봉과 함께 사라진 배달원을 찾아나선다. 슬아와 태봉은..

추리 SF판타지 2020.03.27

푸른 머리카락,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작 모음집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작과 우수작 6편을 모은 SF 단편 모음집 (2019)이 출간됐다. 61편의 응모작 중에서 선정했으니 작품 수준은 그런대로 좋다. 전에 읽었던 의 작가 허진희의 '오 퍼센트의 미래'가 우수작으로 실려 있어 반가웠다. SF 소설은 무기력한 나날들을 견뎌내기 위한 도피처가 되었다. 작가들의 신비한 상상력을 따라가다 보면 읽는 순간만큼은 아주 조금이라도 현실을 잊을 수가 있어 좋았다. SF 소설을 읽고 리뷰를 쓰는 순간은 우울함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럼, 수상작 '푸른 머리카락'부터 SF 작가들이 창조해낸 상상의 세계를 소개한다. 푸른 머리카락. 남유하 푸른 머리카락의 소재는 여성이 없는 자이밀리언 외계인이 소재인 단편이다. '자궁 약탈자'로 불리는 자이밀리언은 ..

추리 SF판타지 2020.03.25

김중혁의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한국 추리 소설 추천

주말 동안 김중혁의 이라는 장편 소설을 읽은 것은 행운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아마 주말 동안 무기력해 죽었을 것이다. 우울하고 외로울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심해 바닥에 가라앉은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에는 근사한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을 한 편이라도 읽어야 그나마 겨우 숨을 쉴 수 있다.의 주인공은 탐정 구동치다. 이 정감 가는 이름을 가진 사내는 전직 형사 출신으로 하는 일이 남들의 과거 기록을 지워주는 딜리팅(deleting)이다. 그것도 의뢰인이 죽고 나면 5일 이내에 의뢰한 기록물을 깨끗하게 지워준다. 하드디스크든 사진이든 종이조각이든 뭐든 의뢰인이 의뢰한 물품이라면 뭐든지.몇몇 설정을 제외하면, 줄거리도 좋고 등장인물들도 좋다. 탐정 사무실이 있는 악어 빌딩도 읽다 보면 금세 친숙..

추리 SF판타지 2020.03.23

박유경의 '여흥상사' 2017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신춘문예 당선작을 오랜만에 읽어 보았다. 박유경의 는 2017년 한경 신춘문예 당선작이다. 신춘문예 당선작들은 사실 고만고만한 작품들이라 잘 찾지 않았다.한경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은 "많은 공모전 중에서도 장편소설 부문의 경우, 원고의 볼륨이 우선 두툼하기 때문에 신인들은 소설 안에 반드시 어떤 사건을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쉽고, 그러자니 사건은 기본적으로 강력하고 사이즈가 크며 때로는 자극적인 장치로 눈에 띄게 만들어야겠다는 결론도 어렵지 않게 내리게 된다"고 평했다.2017 한경신춘문예에는 살인과 폭력을 다룬 작품과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를 표방한 작품이 많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응모작들이 장르의 미덕이라 볼 수도 있는 몰입감이나 흥미를 제공하지는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당선작 도..

추리 SF판타지 2020.03.20

레베카, 서스펜스의 여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대표작

소설 를 읽고 대프니 듀 모리에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과연 서스펜스 여제의 대표작이라 할 만했다. 을 읽고 작가에게 호기심이 생겨 를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말에 동의하기 어려웠으나, 를 읽고 그 말에 완전히 동의하게 되었다. 고급진 양장본의 가치가 충분했다.번역도 마음에 들었다. 를 예전에 읽었었는데, 이상원이라는 이름이 기억에 남았다. 남자 이름 같지만 여성 번역가이다.의 주인공 '나'의 감성이 나를 잡아끌었다. 그녀에게 가족은 아무도 없었고, 하녀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스물한 살의 '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탔고, 세상에 맞설 용기도 없었다. "첫사랑의 열병이 두 번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은 참 다행이다. 시인들이 어떻게 찬양하든 그건 분명 열병이고 고..

추리 SF판타지 2020.03.18

미나토 가나에 소설 '꽃 사슬' 세 여자 이야기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었다. , 세 여자 - 미유키, 사쓰키, 리카의 이야기다.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들은 드라마나 영화화가 많이 되었다. 작가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쓴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 잘 팔리는 추리 작가 중의 한 명이라고 한다. 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3백만부가 팔렸다고 했다.도 세 여자의 시점에서 각각 1인칭으로 전개된다. 리카는 외할머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미유키는 예기치 않게 남편을 잃고, 사쓰키는 백혈병 환자를 위한 골수 이식을 고민한다. 중후반부부터 이 세 여자의 관계가 조금씩 들어난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작가에게 기만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세 여인의 관계를 설명한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었더라면 이 소설을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작가에게 속았다는 감정..

추리 SF판타지 2020.03.13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P. D. 제임스 추리 소설

요즘 추리 소설에 자꾸 손이 간다. 불확실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어 내다보니 그렇게 된다. 오늘은 애거서 크리스티와 함께 영국의 대표적인 여성 추리 작가로 손꼽힌다는 P. D. 제임스의 (2018)을 골랐다.주인공 코델리아 그레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죽었고, 철없는 아빠를 둔 덕에 수녀원에서 자랐다. 대학은커녕 임시직을 전전하다 탐정 버니 프라이드와 동업자가 된다. 그녀의 나이는 22살이었고, 버니는 무능하다는 이유는 런던 경시청에서 해고된 경찰이었다.그러나 동업자 버니는 편지 한 통과 권총 한 자루를 그녀에게 남기고 자살한다. 사설 탐정이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는 말에도 아랑곳없이 코델리아는 혼자 탐정사무소를 운영해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녀에겐 가족도, 친구도, 믿을만한 인맥도 아무것도 없..

추리 SF판타지 2020.03.11

목소리를 드릴게요, 정세랑의 첫 SF 단편집

1984년생인 정세랑은 판타지와 순수문학을 오가는 특이한 작가다. 2020년은 SF 단편집을 내기에 완벽한 해가 아닌가 싶었다고. 그녀가 8년 동안 썼던 SF 단편 7편을 에 엮었다. 첫 번째 초단편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을 읽었을 때, 당혹감이 들었다. 작가가 도대체 뭘 말하려는지 도통 감히 잡히지도 않았고 이게 과연 소설인가도 싶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갖고 다음 단편을 읽어 나갈수록 작가가 펼쳐 놓은 세계관 속으로 푹 빠져 들고 말었다. 뭉클함은 표제작 '목소리를 드릴게요'와 마지막 수록작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에서 정점을 찍었다. 아,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작가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에 경배를 보냈다.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에서 양궁 메달리스트 정윤이 그녀에게 남겨진 마지막 화살을 ..

추리 SF판타지 2020.03.04